서울 이태원의 좁은 골목상권 '로데오 거리'는 개성을 중요시하는 젊은이들이 요즘 가장 즐겨 찾는 편집숍 밀집 구역이다. 1년여 만에 편집숍이 50곳 이상 들어섰다.

이곳에서 몇백m 떨어진 '꼼 데 가르송 거리'(제일기획과 한강진 역 사이)에도 제일모직의 '꼼 데 가르송'을 비롯, 이름난 편집숍 매장이 모여 있다. 이곳에는 이르면 다음 달 중 제일모직의 또 다른 편집숍 '블리커(가칭)'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태원과 서울 강남 지역은 최근 유통업계에서 불고 있는 '편집숍 열풍'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유럽의 스트리트캐주얼 상품들로 구성한 편집숍 '30데이즈마켓'을 열었다. LG패션은 지난 4월 압구정동 여성전문 편집숍으로 운영됐던 '라움(RAUM)'을 클래식 음악 전문 매장과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까지 갖춘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으로 리뉴얼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기존 유통채널의 인기가 시들해진 대신 편집숍이 새로운 대안(代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지금 편집숍 오픈 경쟁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편집숍은 패션 분야에 치중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산업 전 분야로 확산하는 추세다.

CJ푸드빌은 작년 7월 17개 외식 브랜드와 기초 식재료부터 디저트까지 CJ의 식음료 전반을 아우르는 국내 최초 식음료 편집숍 'CJ푸드월드'를 열었다. 오픈 직후부터 100곳이 넘는 식음료 업체로부터 입점 요청을 받을 만큼 관심을 끌었고, 이를 기반으로 올해 5월엔 포항에 2호점을 열었다. 금강제화는 애플의 IT 제품을 모은 '프리스비' 매장을 운영하며 노후 이미지를 벗고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까지 편집숍 열기에 가담했다. 지난해 남성 전용 잡화 편집숍 '로열마일'을 열어 호응을 얻은 현대백화점은 올해 5월엔 남성 전용 화장품 편집숍 '코스메틱바'도 리뉴얼 오픈했다. 올해 2월 강남점에 디자이너 슈즈 편집숍을 연 신세계백화점은 "홍대·삼청동·가로수길 로드숍에서 인기를 끄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제품으로 매장을 구성했다"며 "호응도에 따라 새로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대백화점의 남성용 패션·잡화 편집매장 ‘로열마일’(왼쪽 사진)은 불경기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 호황을 기록하며 편집숍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오른쪽은 각종 고급 브랜드와 문화가 어우러진 제일모직의 ‘10꼬르소꼬모’. 최근의 편집숍 열풍을 시작한 매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제일모직 제공

◇왜 편집숍에 열광하나

비슷한 종류의 제품군을 하나로 모아 놓은 편집숍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이 쇼핑할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또 특정 브랜드 추종에서 개인 스타일 중시로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는 점 역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은 편집숍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갤러리아 우희원 차장은 "어느 백화점에서나 구입이 가능한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니라, 특정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이 '나만의 브랜드'라는 희소성과 '특별해지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입장에서 볼 때 편집숍은 신규 사업에 대한 안테나 역할을 한다. LG패션 서영주 차장은 "최근 2~3년간 패션 마케팅과 유통 비용이 급증해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는데, 패션숍에서 테스트를 거치면 고객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어 위험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편집숍은 또 장기 경기불황으로 위축된 백화점을 대신할 새로운 유통채널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불경기 속에서도 편집숍 매장 매출은 꾸준히 신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경우 일반 의류 매장의 캐주얼브랜드 올해 상반기(8월까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편집숍 '스티븐알란걸'은 16%나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명품시계 편집숍 '크로노다임'은 월평균 13억원 매출을 올리며 백화점 매장의 비슷한 상품군에 비해 50% 높은 판매고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의 남성의류 편집숍 '로열마일'은 평균 1억원, 남성 화장품 편집숍 '코스메틱바'는 5000만원의 쏠쏠한 월매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편집숍의 이런 인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각종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쏟아져 들어오고 편집숍 매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상황 탓에 성장세가 꺾일 우려도 나온다. 남성 편집매장 '시리즈'를 운영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한경애 이사는 "편집숍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던진 글로벌 SPA브랜드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고리가 될 것"이라며 "편집숍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해외 업체들과의 콜라보레이션(협업) 마케팅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집숍

한 매장에 2개 이상 브랜드 상품을 함께 모아 판매하는 유통 형태. 다품종 소량 판매 방식으로, 개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한 매장 안에서 비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멀티숍 혹은 셀렉트숍이라고도 함.

 


(출처:조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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