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하면 아르헨티나의 카우보이와 탱고, 브라질의 삼바, 쿠바의 룸바와 맘보 등 세계적인 민족음악을 들 수 있지만, 문학사에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되었다.시인으로 칠레의 네루다, 과테말라의 아스투리아스, 단편작가로는 아르헨티나의 보르헤스, 콜롬비아의 마르케스 등이 중남미 출신이다.음악과 문학을 비롯하여 전통예술이 살아 숨 쉬는 중남미의 사람들이 우리들처럼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약 2만년 전에 아시아의 몽고인들이 시베리아로부터 베링해협을 건너 지금의 알래스카를 통해 북아메리카를 지나 중남미까지 건너가 영토를 이루고 문화를 형성하였다.그래서 아시아 문화와 유사한 점들이 많고 풍속이나 생활 습관도 비슷한 점을 느낄 수 있다. 정착하면서 농경생활을 시작하였는데 고추와 감자를 재배하고 곡식을 거두는 갖가지 기구들을 사용했는데 우리의 농기구들과 형태 거의 같다. “메따떼”라는 돌절구가 쓰이기도 했다.흔히 중․남미-라틴아메리카로 부르는 지역은 미주 대륙에서 북미의 캐나다, 미국을 제외한 멕시코와 중미, 카리브해역 및 남미대륙의 제국들을 말한다.이 지역은 약 4억 5천만의 인구가 33개의 독립국으로 나누어져 있는 데, 인구 1억 5천만의 브라질에서부터 5만의 세인트, 크리스토퍼 네버스 등 다양한 형태이다.중남미 지역은 총면적 약 2,060만 평방킬로미터로 멕시코 최북단에서 칠레의 남쪽 끝까지 남북의 길이가 1만 2,500킬로미터에 이르고 있다. 또한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어 지진이 잦고 수많은 화산들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다.그들의 문화를 통칭 인디오 문화라고 한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올메까 문화, 떼오띠우아깐 문화, 똘떼까 문화, 마야 문화, 아즈텍 문화 등으로 구분된다.올메까 문화는 중미 전체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문회인데 특히 돌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 바위에 조각을 남기거나 동물과 사람이 반씩 섞인 석조상이나 피라미드, 검은 토기 등을 남기기도 했다. 마야 문화는 멕시코 남부 고원지역에서 꽃을 피웠는데 돌로 만든 피라미드 꼭대기에 신전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고 제사장들을 높이 추대하였다. 마야인들은 천문학과 숫자에 밝아 기원 전부터 1년을 365일로 나누었고 여러 신을 믿었다.아즈텍 문화는 태양신을 믿는 가운데 태양신은 우주에서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늘 투쟁한다고 생각했으며 자신들은 태양의 무사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아즈텍 사람들은 태양신이 문제 없이 우주를 지나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해 인간의 심장을 제물로 바쳤다.또한 아즈텍 사람들은 교육을 중시했고 웅장한 건축물을 지었으며 건축물에는 인간과 신의 중개자 역할과 사람들의 생활을 지배하는 지도자로서 깃털 달린 뱀인 “께짤꼬아뜰” 문양을 조각하였다.잉카 문화는 페루지방의 여러 문화가 합쳐진 문회인데, 잉카의 신화를 보면 태양신의 자손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이루기 위해 금 지팡이가 박히는 기름진 땅을 찾아야 했으며, 그들이 찾은 땅은 높은 산들로 이루어진 “세상의 배꼽”이라는 뜻의 ‘꾸스꼬’를 찾아 수도로 정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추피추의 고대 건축 유적지가 바로 잉카제국의 수도이다. 이러한 라틴아메리카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라틴아메리카의 표정을 맛볼 수 있는 곳이 경기도 고양시에 자리하고 있다.30년 간을 중남미 지역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한 이복형 씨가 설립한 중남미 박물관은 ‘97년 10월 문을 열었다.박물관에 처음 들어서면 우리 문화와는 다른, 영화 속에서나 봄직한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잘 꾸며진 정원과 정원수, 서구풍의 청동의자와 정원의 조각품들까지 중남미 문화의 체취를 느끼게 한다.실내로 들어서면 화려한 조각품들과 민속공예품, 석기, 목기, 색상과 표정이 각양각색인 가면들, 마음을 경건하게 만드는 종교화 그리고 각종 생활용품들이 호감을 끌게 한다.전시실은 토기실, 석기실, 목기실, 가면실, 생활용품실, 스페인 정복실 등 6개로 나뉘어져 있다.토기실에는 주로 멕시코-중미 일대의 일부 토기가 수집 전시되어 있는 데, 마야토기(A.D 550-950년)와 함께 코스타리카, 파나마 일대의 쪼로떼가(A.D 1,000-1,400년)토기, 니꼬야 반도의 메따떼(A.D 300-700년), 베라쿠르즈 지방의 올메카(B.C 1,000-500년)와 꼴리마(B.C 100-A.D 250년) 토기 등이 진열되어 있다.석기, 목기실에는 코스타리카의 과나까스테-니코야 지방의 메따떼와 미스떽 메떼따, 특히 멕시코 똘떼까 왕조, 수도 뚤라의 꿰짤꾸아뜰 석조물과 카리브해 따이노족의 사람 모양을 한 조각석기 쎄미 도끼, 방망이 등의 석기가 전시되어 있다.꿰짤꾸아뜰은 뱀 모양을 하고 있는 데, 당시 인디오들의 영혼과 물질을 혼합한 신비성의 상징이라고 한다. 따이노족은 남미대륙 북단 아마존 지역에서 카누를 이용 이주하여 15세기말 스페인 정복 당시 도미니카 공화국 일대에서 고도의 문화를 개화시킨 바 전시관에는 이들의 의례용 의자 두호(Duho)가 여러 점 전시되어 있다.가면실에는 나무, 가죽,천, 철기, 석기, 토기 등 다양한 재료와 색채를 이용하여 만든 가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은 축제, 카니발, 의식 등에 사용되며 모양도 신, 마귀, 동물, 인어, 이중가면, 죽음, 귀족, 천사, 나비 등 다양하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뜻에서 죽음의 가면에는 입이 없다. 이런 가면들은 주로 서해안 게레로, 나야릿, 미추아깐, 오하카 지방이 주산지이다. 돌가면 중에 떼오띠우아칸(A.D 450-650년) 비취가면이 대표적이고 통가면은 크고 모양새가 특이하다.민속공예실에 전시된 작품들의 기원은 토착 인디오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으나, 구라파, 특히 스페인(도자기) 또는 16세기 동방과의 교역(도자기, 비단)에서도 영향을 받은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또한 산타클라라 데 꼬브레의 동제품, 미추아칸 소나무로 만든 투박한 가구, 노리개, 궤짝, 위촐뜨개 생명의 나무, 악기, 마구, 다리미, 재봉틀 등과 아르헨티나의 축음기, 반도리나 등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청색 딸라베라와 강한 황색이 교차하는 뜨락스깔라, 과나하또와 오하카 지방의 검은 토기항아리, 도자기, 접시 등 다양하다. 특히 중남미는 구리 생상량이 많아 구리를 망치로 두들겨서 만든 물항아리, 주전자, 음식 그릇 등 다양한 구리 그릇을 볼 수 있다. 전시홀을 둘러보고 홀 중앙의 계단을 오르면 나무탁자와 나무의자가 자리잡고 있는 조그마한 휴게실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중남미 음악에 젖어 각자 취향에 맞는 차와 음료를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을뿐만 아니라 스페인 정통요리인 ‘빠에야’를 맛볼 수 있다.전시홀 지하에는 단체관람객을 위해 영상 세미나실이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관람객들을 상대로 이복형 관장이 직접 중남미문화에 대해 강의를 하기도 하며 VTR자료를 보여 주며 라틴아메리카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박물관 실내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바로 옆에 미술관이 위치해 있다. 이곳 미술관에는 중남미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다양한 그림과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다. 중남미의 유명한 화가들이 이곳에서 초대전을 열기도 한다.중남미 미술의 특징은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선이 굵고 색이 강렬하고 진한 느낌을 준다.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수공예 자수들도 역시 검은 천 위에 붉은색과 오랜지색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중남미의 예술은 음악이나 춤 그리고 그림에 이르기까지 신과 접목하는 주술처럼 강렬하고 힘이 넘친다. 콜럼비아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라틴아메리카를 고독한 사람들이 사는 고독의 대륙이라고 했듯이 이곳 전시관을 둘러보면서의 느낌은 외롭고 뭔가 아직 이루지 못한 욕망을 갈구하는 몸짓을 보는 기분이다. 착취와 소외의 역사를 안고 있는 나라들이 현재도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을 갈망하나 이루지 못하고 있다. ※ 중남미박물관 이용안내◆ 찾아가는 길은 ① 지하철 이용시- 3호선 삼송역 하차(8번출구)하여 마을버스 053번 승차 또는 통일로 방면에서 333, 330, 703번 승차하여 고양동 시장 앞에서 하차하여 건너편 훼미리 마트 골목으로 도보로 10분 거리입니다.② 승용차 이용시- 자유로를 타고 오시다가 국도1번 통일로를 타고 송추․장흥방향으로 달리면 필리핀참전비 앞 신호가 나오고 그곳에서 우회전 한 다음 65번 국도로 2㎞ 쯤 오시면 됩니다.◆ 중남미박물관 주소: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302-1◆ 전화 : 031) 962-7171, 홈페이지 : www.latina.or.kr
이요섭 컬럼
이요섭 기자
2023.06.26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