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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김밥도 비싸다는 말이 절로"…치솟은 점심값에 직장인 부담↑
  • 편집부
  • 승인 2022.06.06 10:10

[편집자주]국제 유가와 곡물가 상승, 글로벌 공급 차질 등이 맞물리면서 서민들의 생활고와 직결되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윤석열 정부가 민생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물가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현재 5%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은 서민뿐만 아니라 원자잿값 부담이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도 직격탄이다. <뉴스1>은 고물가에 처한 생활경제를 살펴본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분식집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2022.5.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비싸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나온다. 요즘 어딜가나 들리는 말이다. 여의도나 광화문 일대 점심시간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엔 아무리 가격 조정에 둔감한 사람이라도 물가가 오른 게 느껴진다고 할 정도다.

직장인 김한정씨(34·가명)는 "평소 아메리카노 가격이 올라도 전혀 모른 채 마시는 사람 중 한 명인데 요즘 밥값은 많이 오른 게 느껴진다"며 "점심값이 슬슬 부담스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여의도와 광화문 등 직장가 일대 많은 식당이 올해 들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물류비가 오른 데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밀과 식용유를 비롯한 주요 식자재 가격까지 폭등하자 백기를 든 것이다.

'화목순대' 여의도본점과 광화문점은 지난 4월 가격을 올렸다. 여의도에 위치한 '강창구 찹쌀 진순대'도 이달 1일부터 1000원씩 가격 조정했다.

광화문의 한 돈가스 맛집도 지난 3월 가격을 1000원가량 인상했으며, 가성비 닭갈비의 대명사 '유가네 닭갈비' 역시 가격 인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치즈퐁닭' 2인분은 2만4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유가네 닭갈비는 9500원에서 1만500원으로 각각 1000원씩 비싸졌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7.4%나 뛰었다. 1998년 3월(7.6%) 이후 24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갈비탕(12.1%)을 필두로 치킨(10.9%), 생선회(10.7%), 짜장면(10.4%)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고 김밥(9.7%)과 라면(9.3%), 짬뽕(8.9%), 떡볶이(8.6%), 돈가스(8.1%)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라면에 김밥 1만원 시대'라는 말도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게 됐다. 유명 김밥집 '청담동 마녀김밥'은 최근 김밥 가격을 올렸다. 참치김밥 한 줄의 가격이 4300원에서 4800원이 됐다. 라면과 김밥은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하려는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조합 중 하나인데, 이젠 '간단하다'는 말로 표현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렇다 보니 직장인들 사이에선 점심과 물가 상승을 합친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직장인 이상민씨(32)는 "점심값을 아끼려고 분식집을 가도 비싼 건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정선우씨(33·가명)는 "김밥에 라면을 먹으면서도 비싸다는 말이 나올 줄 누가 알았겠냐"며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점심값을 아끼려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을 준비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편의점 4사에 따르면 5월1일~23일 도시락 판매량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GS25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48.2%, CU 40.7%, 이마트24 52%, 세븐일레븐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3~4일 도시락을 싸서 출근한다는 박지영씨(35)는 "미리 준비하는 시간도 걸리고, 메뉴 선택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코로나 시국에 외식이 어려워 시작했는데 점심값이 비싸져서 계속 도시락을 먹고 있다"고 했다.

최근 일반 식당, 호텔 뷔페를 비롯한 외식가격부터 냉동식품과 도넛, 과자 등 먹거리부터까지 일제히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신라스테이 광화문점과 서대문점 등 일부 지점의 뷔페 레스토랑은 4~15% 가격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의 뷔페 '콘스탄스'도 지난달 초 가격을 최대 22% 인상했고, 웨스틴조선 서울의 '아리아'도 약 3.4% 가격을 올렸다. 올해 들어 치킨과 피자, 냉동식품, 튀김류, 과자 등 가격도 비싸졌다.

식용유는 일부 채널에서 판매 개수 제한을 거는 등 공급이 불안한 상황이고, 밀 가격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20% 이상 급등했다. 현재 식품업체들은 미리 확보한 재고로 버티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빵과 라면, 과자 등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제품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편집부  jycho@assembl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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